독서노트

[책리뷰_육아2] 화내지 않고 내 아들 키우기_고자키 야스히로 지음

swmom 2021. 2. 28. 14:39

 

아들이 4살이 되고, 부쩍 쌩떼가 늘었다.

예를 들면, 어린이집에서 웃으며 잘 나오자마자

갑자기 표정을 바꿔 문 앞에 서서 "집에 안갈거야"라며 버티기 시작한다.

다른 친구들이 하원하는 걸 지켜보다 선생님이 그럼 안에서 기다리라고 해도

싫다고 하고 소리를 지르고 달래보며 제안하는 모든 것에 "싫어"만 연발한다.

또 한번은 아이 외숙모를 데릴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

갑자기 대성통곡하며 엄마에게 가겠다며 운전석으로 오려고 한다.

외숙모가 안고 운전중이라 위험하다고 해도

'엄마가 제일 좋단말이야'만 소리치며 벨트를 풀고 운전석으로 팔을 뻗어 큰 소리로 운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30분 가량 멈추지 않는다.

응가를 하고 응가를 닦자고 해도 30분 때로는 1시간이 넘게 못 들은 척 하며 논다.

 

쌩뚱맞은 타이밍에 이해 못할 행동으로 진을 다 빼놓는 아들 덕분에

하루에도 몇번씩 롤러코스트를 탄 듯한 기분 여행을 떠난다.

머리 끝까지 폭발하게 했다가도 예쁜 표정과 말로 애교를 부리는 천사의 모습으로 내마음을 녹이는 것이다.

"괜찮아 내가 있잖아" "걱정하지마 내가 지켜줄게" "엄마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전혀 다른 인격체 같은 이 두 얼굴의 사나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니 사실은 자아라는 게 생기며 아이가 커가는 과정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걸 포용해주지 못하는 나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4살 아이와 같은 수준으로 대응하지 말 것. 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참고 참다 큰 소리로 아이에게 화를 내고 나면

목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무엇보다 내 자신이 싫어지고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만 가득해진다.

그러다 왜 내 팔자는 이러나 싶은 생각까지 하게 되면 한없이 다운된 기분에

아이와 함께 있으면서도 웃어주지 못하고 표정없는 인형같은 얼굴로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왜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것일까.

위험한 행동을 해서 다칠까봐 걱정되고,

지금 하는 행동이 습관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면 어떡하나 염려도 되고,

그래서 엄마인 내가 바로 잡아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마음이 들어서이다.

나도 처음엔 아이가 잘 알아들을 수 있게 쉽게 좋은 목소리로 이야기해봤지만

전혀 들은 척도 안하는 아이를 보며 벽에 대고 이야기하나 싶어 점점 화가 난다.

어린이집에 가야하거나 시간에 쫓길 때면 내 마음과 달라

침대위로 올라가 장난스런 표정으로 장난을 걸어오는 아이가

바로 행동을 하게 하는 방법이 큰 목소리를 내는 것 뿐이라는 걸 안다.

즉, 조급함. 빨리 빨리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것이 나를 쪼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어린이집에 좀 늦으면 어떻고

먹는 물을 쏟아 손으로 다 비비며 장난치며 옷을 좀 버리면 머 큰일인가 싶지만

할일이 잔뜩 쌓여있고 나도 더 에너지가 없는데 일을 만들고 있는 아이를 보면 나도 모르게

화를 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이의 행동에 문제가 있는 경우 보다

내가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여유가 없어서, 아이의 아이다움을 받아주지 못하고

내가 편할려고 아이에게 화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는 것이다.

 

"엄마는 아이를 칭찬하면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아이를 혼내면서 부정적인 메시지를 보냅니다.

칭찬은 긍정적인 메시지로 아이의 의욕을 북돋우고 자신감을 갖게 해줍니다.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이 자존감을 싹틔웁니다. 아이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엄마한테 칭찬받았다'라고 좋아하고,

엄마는 '우리 아이 자신감이 붙었구나!'라고 좋아합니다. 이러한 선순환이 형성되니 좀 더 많이 아이를

칭찬해주세요." (-P142쪽 중)

 

칭찬하며 사랑으로 아이를 키워야지라고 수없이 다짐하면서도

왜 화를 내고 반성을 하게 되는걸까

머리로 아는 것이 왜 이렇게 실행이 안되는 것일까 고민이 많아질 때에 이 책을 반났다.

 

바로 "화내지 않고 내 아들 키우기" (고자키 야스히로 지음/경향미디어 제작)이다.

 

 

저자는 아들에게 화를 내며 감정적으로 싸우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여자인 엄마가 아들 육아를 어려워하는 이유를 남자인 아들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남자아이의 특성을 알면 내 아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는 모르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육아가 재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34쪽 중)

 

 

<저자가 말하는 남자아이의 9가지 특성>

1. 남자아이는 오타쿠          :  오타쿠의 길을 알려주자. 배우는 힘은 노는 힘에서 길러진다.

2. 남자아이는 덜렁이          : 아들도 정리를 잘할 수 있다. 상차림을 연출하라.

3. 남자아이는 목소리가 크다 : 아들이 큰소리로 떼쓰면 목소리를 낮춰서 대응하라

4. 남자아이는 자존심이 세다 : 자존심이 무너졌을 때 칭찬해주면 금세 파워 UP!

5. 남자아이는 유치하다        : 아들의 페이스에 말려 당황하지 말고 가볍게 넘겨라

6. 남자아이는 히어로           : 행복한 영웅과 함꼐 놀아주어라

7. 남자아이는 개그맨           : 아이의 자존감이 자라도록 장난기를 칭찬해주어라.

8. 남자아이는 순수하다        : 기대에 부응하고자 애쓰는 아이를 칭찬해주어라.

9. 남자아이는 엄마를 좋아해  :  아들을 '엄마 껌딱지' 클럽에 가입시켜라

 

 

"사소하더라도 하나하나가 모여 쌓이게 되면, 매일 반복하게 되면 결국 '육아=꾸짖음의 연속'이라는

공식이 성립하고 맙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눈앞의 현상에 대응'하는 데에만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예의범절 훈육의 비법은 '축적'입니다.

자그마한 가르침이 하루하루 아이 안에 쌓이고 쌓여서 개성과 습관이 만들어 집니다." (-P102쪽 중)

 

"인간은 누구나 마음이 흔들리거나 감정이 일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극단적으로 파도의 흔들림이

크면 대응하는 상대는 힘이 듭니다. ... 그러니 오락가락하지 않도록 '일정한 훈육 규칙'을 정해두세요.

훈육 규칙은 '여기까지는 괜찮은데 여기서부터는 혼난다!'라고 선을 정하는 방식으로 합니다." (-P104~5쪽 중)

 

이런 아들의 특성을 이해하더라도 훈육의 시간이 필요할 수가 있다.

훈육은 화내는 것이 아니라 꾸짖음이 되어야 하는데,

화를 내는 것은 엄마가 일방적으로 감정을 폭발시켜 상대에게 감정을 부딪히는 행위이고,

꾸짖음은 바라는 목표가 있어 엄마의 생각을 아들과 공유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훈육을 할 때는 정한 규칙은 느슨하게 대강 지킨다는 마음으로,

어느 정도 선에서 포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육아의 최종 목표는 '부모 따로, 아이 따로' 입니다. 그러니 조금씩 엄마와 아들의 '거리'를 확보하세요.

이때 '괜찮아!'와 '그러렴!'이라는 적당주의에서부터 시작해보세요." (-P110쪽 중)

 

다소 상처를 입어도 죽지 않으면 괜찮아!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면 먹고 싶겠지. 그러렴.

기저귀를 떼지 못했어도 20세 전까지는 떼겠지! 괜찮아!

목욕하지 않아도 곰팡이 필 정도는 아니니까... 그러렴!

아무리 자지 않겠다고 해도 아침까지 안 자진 않겠지. 괜찮아!

 

 

왜냐하면 결국 육아의 최종 목표는 부모 따로, 아이 따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아이를 육아한다는 것, 아이가 성인이 되어 잘 자립하여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닌가.

언제까지고 아이에게 모든 것을 직접 해 줄 수는 없으니

혼자서 살 수 있는 지혜과 힘을 기르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혼나면서 눈치보며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는 아이를 바라지 않는다. 

자신의 꿈을 찾고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감정을 잘 컨트롤하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아이의 삶을 바란다.

 

 

결국 지금의 아이의 모습은 지극히 정상인 성장과정이다.

이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주고 포용해주는 엄마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나도 잘 알고 있다.

내가 큰 소리를 내고 화를 내어도 아이가 바뀌지 않다는 것을.

그럼에도 화를 내고 그 순간이 지나고 후회하는 악순환을 벗어나

칭찬이 선순환의 힘을 믿고 아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내 마음의 크기를 넓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부족한 엄마에게 와준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아들의 멋진 자립을 위해.

 

 

 

#고자키 야스히로 작가님께

작가님, 4살 아들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제 아들을 보고 책을 쓰셨나 생각들 정도로, 책을 읽으며 아들을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당장 화 내는 것이 백해무익하다는 걸 알면서도 순간적으로 욱 하는 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후회할 때가 많은 요즘이었는데, 책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여유를 갖고 세상 제일 소중한 아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매일매일 쌓아간다는 생각으로

육아를 해야겠다 다짐합니다.

좋은 책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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