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다시 피아노 배우기 -ep6. 6개월의 결과물
벌써 피아노를 배운지 6개월차에 접어들었다.
시간이 참 빠르다.
7월 한달 회사를 쉬면서 피아노를 더 열심히 배우고 싶었는데
코로나가 다시 심각해지며 수업을 못하고
마지막 주는 방학이라 수업이 불가하다고 한다.
어찌나 아쉬운지.
지난 6개월 동안 피아노실력이 정말 많이 늘었다.
새 선생님을 만나고 내가 원하는 곡을 골라 배우고 있다.
1. 학교가는 길
2. 클레멘티 소나타 36번
3. 모차르트 소나타 K545
4. 베토벤 소나타 OP 49 NO.2
5. 모차르트 작은별 변주곡
6. 파헬벨 캐논 변주곡
학교가는 길은 악보를 보지 않고 연주할 수 있게 되었고,
모차르트 소나타 K545는 중간중간 박자가 맞지 않아 애 먹었는데
메트로놈 어플을 다운받아 연주하며 박자를 맞추게 되었다.
피아노를 다시 시작할 때 읽히지 않던 악보도 다시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생각과 다르게 움직이지 않던 손가락도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매일매일 연습하다 문득 나는 왜 피아노를 치지? 라는 생각을 했다.
피아노를 연주할 때의 집중하는 시간이 좋아서?
그것도 크지만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를 듣는게 좋아서이다.
그래서 연습도 열심히 하게 된다. 내 피아노 소리를 더 아름답게 내고 싶어서.
초보자의 실력으로 곡을 연주하면 건반을 누르기만 하면 소리는 나지만
절대 아름다운 소리가 안난다.
즐겨보는 유튜트 채널 "김윤경의 소소한 클래식"에서는
초보자와 피아니스트의 연주 차이를 유명한 곡별로 보여주는데
그 분이 흉내내시는 초보자의 연주가 나와 비슷할 때가 많다.
힘이 잔뜩 들어가고 건반 하나하나 악보 틀리지 않는 것에만 열중하다보니
예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걸 잊을 때가 있다.
그래서 피아노는 처음 배울 때는 쉽지만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다.
작곡가가 어떤 의도로 악보에 메시지를 남겨 놓았는지 생각하며
곡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생각하며 연주하다 보면
단순히 피아노를 치고 있는게 아니라 작곡가와 음표들과 건반들로 대화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보니 디지털 피아노로 연주하는게 너무 아쉽다..
오래된 아파트에서 일반 피아노를 샀다면 층간소음으로 제대로 연주도 못하고
시간이 자유롭지 못한 나는 연습할 시간이 월등히 줄어
디지털 피아노 밖에 답이 없는 현실을 너무 잘 알지만
피아노학원에서 연주할 때의 그 소리와 건반의 터치감이 정말 좋다.
100억이 생긴다면
아니 누군가 나에게 단 하나의 소원을 들어 준다고 한다면
스타인웨이 그랜드 피아노와 피아노를 두고 시간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연주할 수 있는 공간을 달라고
말할 것이다.
6개월차에 욕심 과다인가?
어쩌겠는가
배우면 배울수록 좋아지는 걸..
아직도 배우고 싶은 곡이 정말 많다.
올해가 가기전 블로그에서 나만의 작은 연주회를 열어야겠다.
피아노를 배우고 무료한 시간이 사라진 것 같다.
피아노를 다시 만난 건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