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책리뷰_자기계발8] 나는 매일 도서관에 가는 엄마입니다_이혜진 지음

swmom 2021. 7. 18. 13:52

 

"나는 매일 도서관에 가는 엄마입니다" (이혜진 지음/이퍼블릭 제작)

 

 

의도한 건 아니지만 새 동네로 이사오고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걸어서 10분도 안되는 거리에 도서관이 있는 것이다.

마침 회사도 쉬고 있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후 혼자만의 시간을

도서관에 가서 보냈다.

그날 그날, 전혀 다른 주제들의 세상을 책을 통해 만났다.

소설 속 주인공을 만나는 날도 있고, 수학, 4차 산업, 돈 공부, AI, 피아노 등

내가 원하는 주제나 세상이 있을 때 그 책들이 놓여있는 코너에 가기만 하면

다양한 책들을 만날 수 있어 한 없이 행복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 책도 있고, 조금 읽다 덮는 책들도 있지만

순간순간 영감을 주고 자극을 주며 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것 같아 행복했다.

마음이 힘들 때 위로 받기도 하고, 고요한 가운데 책장을 넘기다 보면

불안하고 불편하던 마음이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해지기도 했다.

그렇게 도서관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가 되었다.

도서관을 가면서부터 까페를 잘 안 가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와 적당한 소음과 주변 사람들이 있어

가볍게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잠시 쉬고 싶을 때면

자연스레 까페로 발이 향했었는데

그 발길이 도서관으로 향하게 되었다.

은퇴 후 도서관이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해 마음껏 책을 읽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

 

 

이런 내 마음을 책으로 옮겨놓은 것 같은 책을 한권 발견했다.

교육기자로 일하다 자녀 두명을 낳고 전업맘으로 살며 우울해하던 어느 날 

도서관에서 유시민님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고

자신의 불행이 삶의 기본을 잃었기 때문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이, 찰나와 같은 그 시간을 어리석게도 못 견뎌하고

숨막혀한 것을 반성했다는 것이다.

 

나도 그랬었다.

나를 닮은 조그맣고 소중한 보물같은 아이는 저절로 클 줄 알았다.

육아가 힘들긴 해도 적.당.히. 힘들 줄 알았다.

내 시간과 자유를 반납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에 대한 감사함보다

나 혼자만 뒤처지는 것 같고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것 같은 기분에

작은 집이 감옥처럼 답답하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그런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과 함께 하며 내 미래까지 어둡게 느껴졌다.

그 힘든 시간을 버텨내다보니, 어느 새 아이는 훌쩍 자라있었다.

내가 슬픈 표정을 지으면 위로할 줄도 알고

내가 화나 보이면 엄마 화났냐고 물을 줄도 알며

내가 웃으면 함께 웃어주는 한 사람으로 무럭무럭 컸다.

 

지나보니 그 시간이 찰나였음을, 깨닫고

아이에게 미안하고 그 시간에 집중하지 못한 내가 못나게 느껴졌었다.

그렇게 우울하고 힘들 때 나도 책에게서 위로를 받고 에너지를 얻었다.

내가 잘하고 있다고 다독여주고 응원해줬다.

 

 

"책은 특정 문제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해결 방법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는 안목도 키웠다." (-p29쪽 중)

 

"책은 다르다. 이게 정답이라고 말하는 대신 다양한 선택지를 보여준다." (-p56쪽 중)

 

 

책을 읽으며 현재의 자신을 만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배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이렇게 좋은 독서를 아이도 좋아하면 좋겠지만, 강제할 수는 없다.

나도 아이가 자연스럽게 책을 받아들이면 좋겠다는 생각에,

내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 본인도 책을 읽겠다고 들고 오기도 하고,

어떤 날은 그냥 한번 힐끗 보고 장난감으로 시선을 돌리기도 하지만,

책이란 것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언제든 읽을 수 있는 거라는 걸 알았으면 한다.

 

저자는 정재승 박사의 책 속, "독서는 습관이 아니라 쾌락이 되어야 한다"는 글귀처럼

책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이 아이들이 책을 읽게 하는 강력한 원동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고 관심있어 하는 주제의 책을 고르고 읽어주고

호기심을 자극해 좋아하게 만들고

그것도 아니라면 도서관 갈 때 아이들이 좋아하는 사탕을 주는 것 같은 행동을 통해

즐거운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요즘 똥과 매미에 꽂혀있는 아들과 함께 도서관에 가서

똥과 매미 주제의 책들을 찾아 함께 읽어보자고 해봐야겠다.

 

 

"나에게 도서관은 치유의 공간이자 배움의 공간이다." (-p233쪽 중)

 

 

 

# 이혜진 작가님께

책 제목에 끌려 책을 펼친 뒤 육아에 지쳤던 불과 얼마전까지의 제 모습과

책을 통해 그 시간을 견뎌낸 제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 뭉클했습니다.

앞으로도 저자님처럼 아이가 커가는 시간에 맞는 책들을 만나며

저도 지혜로운 엄마로 성장해나갔으면 좋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어요.

좋은 책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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