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_투자15] 돈의 심리학_모건 하우절 지음
이 책은 돈에 관해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을 20가지로 설명하는 책이다.
사람들이 돈과 관련해 하는 행동 중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이 있을 수 있으나, 저자는 "경험이 다르면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 주어진 순간에 자신에게 합리적으로 보이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돈과 관련해 하는 행동은 개인의 지능이나 교육이 아닌 어느 시대에 어디에서 태어나고 자라 어떤 경험을 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즉, 우연의 결과라는 것이다.
행운과 리스크 역시 개인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다. 이 둘은 같은 힘을 가진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
유튜브나 책에서 "저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어요 실패했어요" 하는 사람들의 개인 사례를 분석하고 배우는 것보다 큰 패턴을 파악하는게 중요하다.
성공과 실패의 패턴을 파악하자!
성공에 행운이 따르듯, 리스크도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안하면서 행운이 따르길 기대하는 건 말이 안된다. 열심히 노력한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실패할 수도 있다는 걸 미리 인지하고 있다면 실패했을 때 덜 좌절할 것이고, 실패 후에 다시 도전할 용기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는 부를 만들어 내는 것과 부러움를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들은 남과 비교하며 자신에게 "충분한" 목표를 세우는 걸 간과하고 욕심을 부리다 더 큰 리스크를 안게 된다. 처음부터 싸움을 하지 않으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받아들이면, 누구나 이길 수 있다.
그런데 이 충분함을 만드는 가장 강력한 툴이 "시간"이다. 복리의 원리.
"사람들이 최고의 투자수익률을 올리려고 온갖 노력(배우고 실천하는 것)을 쏟아붓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직관적으로 보면 그게 부자가 되는 최선의 길처럼 보인다. 그러나 반드시 최고 수익률을 올리는 것만이 훌륭한 투자인 것은 아니다. 최고의 수익률은 일회성이어서 반복할 수 없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꽤 괜찮은 수익률을 계속해서 올리는 게 더 훌륭한 투자다. 최대한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할 수 있는 투자 말이다. 여기서 힘을 발휘하는 것이 복리의 원리다." (-P94쪽 중)
그런데 이래이래해서 부자가 되었다는 사람은 많은데, 부자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하나이다.
겸손.
돈을 버는 것과 잃지 않는 것은 전혀 별개라고 한다.
부자가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부자로 남는 것, 생존이다.
생존하기 위한 핵심 3가지. 1) 파산하지 않는 다면 결국엔 가장 큰 수익을 얻는다. 2) 계획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를 대비한 계획을 세운다. 3)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면서 동시에 비관적이어야 한다.
이 책은 다른 투자서와는 다르게 어렵지 않으면서 이해도 잘되고 공감도 많이 됐다.
그 중에서 가장 신선했다고 해야 하나, 자극받았다고 해야 하나, 기억에 남는 부분이
"story6.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이다.
크게 돈이 되고, 성공하고,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것들은 "꼬리 사건"이라고 불리는 아주 이례적이고 평범하지 않은 사건의 결과 때문이라고 말한다. 애플의 아이폰, 아마존의 웹서비스, 넷플리스의 몇 작품 등을 생각해보면 잘 이해가 된다.
저자는 투자를 할 때도 안전하고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원한다면 대형 상장기업에 투자 해야하지만, 몇몇의 대단한 승자가 수익률 대부분을 책임진다고 한다. 요즘 내 주식계좌를 보면 너무나 공감이 되는 말이다. 예를 들어 10종목을 가지고 있으면 8종목이 마이너스여도 대박을 터트린 2종목이 전체 계좌를 수익률을 책임지고 있다.
"중요한 것을 옳았을 때 얼마를 벌었고, 틀렸을 때 얼마를 잃었는가이다." (-P134쪽 중)
이 책이 잼있는 건 이렇게 투자의 방법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주다가,
돈의 의미에 대해 설명을 한다.
보통의 책이라면 돈의 의미를 제일 먼저 제시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방법들로 투자하세요 하는데,
책의 구성이 참 신선하다. 그래서 지루할 틈 없이 깊이 있게 고민했다가 넓게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 준다.
애니웨이, 본론으로 돌아와서, 내가 늘 생각하는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를 너무 깔끔하게 정의해줬다.
"원하는 것을, 원할 때,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능력은 가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한 것이다. 이는 돈이 주는 가장 큰 배당금이다." (-P140쪽 중)
시간과 선택권을 내 자유에 의해 사용하게 해주는 것이 돈이다.
돈이 가치는 여기에 있다.
사람들은 보이는 것으로 부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뽐내기 위해 돈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부자가 되는 유일한 방법은 돈을 쓰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위에서 정의했던 돈의 가치를 생각해보면 욕망의 분출로 낭비하는 소비는 부자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자산 부자와 소비 부자의 차이!
갑자기 지난 주 집사부일체에 전원주 배우님이 나오셨던게 생각난다.
절약으로 연예계 대표 부자라는 건 워낙 알려져있었는데,
실제 그녀의 집을 보는 건 그 프로가 처음이었다.
난방은 뜨듯해질 때까지 틀었다가 끄고, 보이면 불은 켜지 않고, 휴지도 아껴쓰는 그녀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여있는 절약 정신이 존경스러웠다.
그녀는 자산부자이다. 소비부자가 아니다.
부자도 다 같은 부자가 아니다.
저자는 욕망을 줄이면 돈을 덜 쓸 수 있고,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덜 신경쓰면 욕망도 줄어든다고 한다. 겸손한 태도로 덜 쓰면서 저축을 늘리면 인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선택을 스스로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또 한가지. 너무 이성적이 되려고 하지 말고 '꽤 적당히 합리적인' 것을 목표로 삼을 것. 복리의 원리처럼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인내심이 필수인데 그럴 때 좋아하는 것을 투자하고 있다면 버틸 수 있는 힘이 된다. 좋아한다는 것은 이성적으로는 설명이 안된다. 그리고 좋아한다는 마음으로 그 어떤 것도 버텨낼 수 있다.
"투자란 수많이 사람이 한정된 정보를 가지고 자신의 행복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사안에 대해 불완전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이다." (-P202쪽 중)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하루종일 쏟아지는 뉴스와 투자 보고서를 보고 누구는 주식, 아파트, 암호화폐를 사고 누구는 팔고,
왜 그런 걸까. 똑같은 뉴스를 보고도 왜 다 다른 반응을 하는걸까.
사실 이건 대학교 때 들었던 사학입문 시간의 에피소드가 있다.
교수님이 남학생, 여학생 각 한명에게 소개팅을 한다고 가정하고 5분 정도 연기를 시켰다.
같은 장면을 본 학생들에게 연기가 끝난 후 방금 있었던 일을 발표시켰다.
그런데 5명의 친구가 다 다른 상황을 묘사했다.
여학생의 표정에 집중한 친구가 있고, 남학생의 몸짓, 둘의 대화를 설명한 친구 등
정말 같은 소개팅을 본게 맞나 싶을 정도로 달랐다. 너무 신기했다.
각자 보고 싶은 걸 본다는 걸, 느끼고 싶은 대로 느낀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교수님은 아마도 사학 전공자로서 누군가의 입을 통해 기록된 역사서를 어떻게 대해야하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싶으셨던 거겠지.
어쨌든, 사람은 모두 다르다. 살아온 환경과 시대와 경험이 다르다.
그래서 다른 생각과 판단을 하고 다른 의사결정을 한다.
그래서 투자가 어렵고 재미있는 것 같다.
정답이 없다.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된다. 예측한 것이 맞을 수 있지만, 다음번에 다시 그러리라는 보장은 할 수가 없다.
우리 모두는 매일이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같지 않듯
상황은 항상 달라지기 때문에 역사에서 어떤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을 외울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의 사람들이 탐욕, 공포와 맺고 있는 관계, 스트레스 받을 때 하는 행동 등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인 경향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투자는 불확실성의 영역이다.
불확실한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안전마진"이 필요하다고 한다.
실수에 대비한 여지를 의미하는데, 계획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를 대비한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생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안전마진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성공적인 투자에는 대가가 따라붙는데,
시장의 변동성을 벌금이 아니라 수수료로 생각하고 기꺼이 지불하자.
무엇보다 각각의 투자자들은 서로 다른 목표와 시간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각각이 생각하는 합리적인 가격이 다를 수 있다고 한다.
"돈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시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나와 다른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행동에 설득당하지 않는 것이다. 당신이 지금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는데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라." (-P279쪽 중)
"일이 잘 풀릴 때는 겸손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일이 잘못될 떄는 용서과 연민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P333쪽 중)
이 책을 덮으며 깊은 여운이 남았던 것은, "스페셜 부록" 나의 아이들에게 보내는 금융 조언 때문이다.
내 아이가 커서 자본주의 세상을 이해하게 될 때가 되면 반복적으로 해주고 싶은 이야기다.
수학공식 하나 더 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자본주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생각해봐야 할, 기억해야 할, 가치들이 담겨있다.
수시로 펼쳐볼 것 같은 책이다.
# 모건 하우절 작가님께
제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는지 반성하면서, 앞으로 어떤 자세로 투자해야할지 많이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작가님 좋은 책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