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_투자17] 그래도 아파트를 사세요_아이리 지음
이 책은 그냥 술술 읽혔다.
그리고 여운이 많이 남았다.
20대에 결혼해 홍제, 홍은동을 시작으로 잠실, 수서, 개포에 아파트를 갖기까지의 노하우를 담고 있다.
좋은 부동산을 알아보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답사를 다니고 공부하고 또 실제로 매매를 하며 마음 졸이고 고민하고 머리 아팠을지를 떠올리니 존경스럽다. 책을 읽다보면 아파트를 서점에 책 사듯이 그냥 보러 갔다가 매매하기도 하고 지인과 이야기하다가 분양권을 사야겠다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동안의 실전 경험과 내공이 쌓여 그런 결정도 할 수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감히 운이 좋으셨네요 따위의 말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아파트 매매 시 필요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공유해주신 덕분에 간접 경험을 제대로 해볼 수 있어 참 좋았다.
내가 사실 부러웠던 건 저자가 강남에 아파트 3채를 갖고 있는 것보다
부부가 함께 같은 꿈을 향해 같이 노력해 경제적 자유를 이뤘다는 것이다.
저자가 큰 결정을 할 때마다 신뢰하고 지지해주고, 또 그 결정에 대한 노력을 위해 매일매일 아끼고 절약하는 삶을 함께 살며 나누었을 수많은 대화와 서로의 생각과 시간을 생각하니 그런 동지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제일 부러웠다.
난 혼자서 가야할 길이기에, 더 많이 공부하고 더 아끼고 더 강해져야한다.
할 수 있다. 지나간 기회의 순간들이 아쉬움과 후회란 이름으로 떠올라 힘들게 하기도 하지만, 잘 할 수 있다.
저자는 그런 기회를 보기 위해서는 투자 눈높이를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기회는 눈높이가 맞을 때 보이는 것이다." (-P222쪽 중)
그런데 사실 자신이 가진게 얼마 되지 않는데 삼십 몇억씩 하는 강남 집을 꿈꾸는게 쉬운건 아니다.
한달 250만원 받는 외벌이 근로소득자에겐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8억대 집도 버겁게 다가오는게 사실이다.
30년 가까이 근무한 퇴직금이 3억이 안되는데, 몇 억의 집값이 한달새 오르는 걸 보니
세상이 미쳤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부동산에서 전세 계약을 할 때였다. 내인생 가장 큰 돈을 계약하는 순간이었다.
집주인간 매매한 집에 계약을 하는데, 새로운 집 주인은 얼굴도 못보고 대리 부동산 담당자와 계약을 진행했다.
갭투자로 집을 산 새주인은 자기 돈 30%, 내돈 70%로 집을 샀고 현 시세로 2년 동안 5억이 올랐다.
물론 초저금리 시대에 정부의 정책 실패로 집값, 전세값이 널뛴 탓도 있지만 세입자 입장의 나는 참 억울하다는 생각을 늘 한다. 내 돈으로 남 좋은 일 시키고 있구나. 그런데 부동산을 공부해보니 그럼 나도 이렇게 하면 되겠네라는 생각이 든다. 세입자로 살고 있지만 집주인 마인드로 생각하지 못할 법이란 없으니까. 물론 지금은 대출을 다 틀어막아서 쉽지 않지만 정부가 바뀌고 법은 수시로 바뀌니 계속 공부하고 관심을 가지면 나도 기회를 알아보고 잡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저자는 투자금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더 큰 돈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당장 돈이 없어도 강남아파트를 내 집 다니듯 다녔다고 한다. 그렇게 다니면서 기회를 발견하고 그동안 쌓은 판단력으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또, 아파트 투자 결정을 할 때 when 보다 what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십만원대 주식을 살 때도 고점에 사면 아픈데, 몇 억 하는 집을 고점에 사면 그 고통을 겪어보지 않으면 감히 상상할 수 없으니 다들 언제 언제를 생각한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에 참여자도 다른 경험을 가진 무수히 많은 개인이다. 각자의 생각은 다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들이 판단하는 언제의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what은 대체로 생각하는게 비슷하다. 판단 기준이 되는 구체적인 항목이 존재하니까 말이다. 물론 최종결정에 대한 판단력은 다르겠지만.
관심 있는 아파트들을 what을 기준으로 비교해봐야겠다. 시세를 통해 시장 분위기도 업데이트 하고, 정부 정책도 계속 공부를 해야겠다.
이 책을 통해 난 또 오늘을 열심히 살게 될 동력을 얻었다. 가만히 있기에는 공부할 것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 아이리 작가님께
작가님 구체적인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현실은 세입자로 살고 있지만 작가님과 함께 아파트 단지를 둘러보고 부동산을 다니며 계약서를 쓰는 간접체험을 한 기분입니다. 간접 체험이 아니라 직접 움직여야겠다 눈높이를 높이고 판단력을 키워야겠다는 다짐하게 됩니다.
좋은 책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