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_소설26] 두근두근 내 인생_김애란 지음
아이를 낳고 아이를 범죄의 대상으로 삼거나 아픈 아이가 나오는 이야기에는 쉽게 손이 뻗어지지 않는다.
감정이입이 너무 잘 되어서 심장이 찌릿찌릿 아파오기 때문이다.
단순히 슬프다는 감정을 넘어선다.
제목만 보고는, 설레이는 사랑 이야기인가 했다.
티없이 맑은 아름이를 보며 웃었다 울었다 하는 시간이었다.
17살에 부모가 된 한대수와 최미라.
그의 아들 한아름은 17세인데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병을 앓고 있다.
어려운 형편에 PD 친구의 제안으로 아름이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기로 한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연락해온 백혈병에 걸린 아이.
처음으로 또래 친구가 생긴, 게다가 큰 병에 걸렸다는 공감대가 더해져
아름이는 그 친구에게 푹 빠져드는데 알고보니 시나리오 작가인 성인 남자의 장난이었다.
아름이의 병이 심해져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미라 뱃 속에서는 또 다른 생명이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십대 후반에 부모가 된 이들과 자신의 부모가 부모가 된 나이에 노인이 되버린 아이.
그리고 한 아이와의 작별을 기다리며 한 아이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시간.
철없는 나이에 부모가 된 대수와 미라와
철 없어야 할 나이에 너무나 성숙해버린 아름이를 보며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왜일까.
"부모는 왜 아무리 어려도 부모의 얼굴을 가질까?" (-P77쪽 중)
"자식은 왜 아무리 늙어도 자식의 얼굴을 가질까?" (-P79쪽 중)
"'사람들은 왜 아이를 낳을까? '...(중략)
'자기가 기억하지 못하는 생을 다시 살고 싶어서...(중략)
자기가 보지 못한 자기를 다시 보는 것. 부모가 됨으로써 한 번 더 자식이 되는 것'" (-P79쪽 중)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슬퍼할 수 있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니까 (중략)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쁘다, 나는. (중략)
그러니까 너는, 자라서 꼭 누군가의 슬픔이 되렴 (중략)
그리고 마음이 아플 땐 반드시 아이처럼 울어라." (-P50쪽 중)
부모와 자식, 인생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 김애란 작가님께
안녕하세요 작가님
아이를 낳고 내 자식을 대하는 부모님을 보며 저런 모습으로 나를 키우셨구나 뭉클해지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내 나이에 이미 학부형이었던 부모님을 떠올리며 한참 젊은 나이에 하고싶은 것도 많으셨을텐데
처음부터 부모님도 부모님은 아니었을텐데 많은 것을 인내하고 포기하고 사셨겠구나 가슴 아팠었지요..
이 책을 읽으며 그런 감정들이 터져나와 아이처럼 많이 울었습니다.
부모님의 슬픔이 된 자식같아 제 자신이 싫어지기도 했고, 내 자식한테 성숙한 엄마가 되어야겠다 다짐도 했습니다.
부모님의 인생을, 제 인생을, 제 아이의 인생을 생각하게 해준 좋은 책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