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노트
[에세이] 생리 전 증후군
swmom
2022. 6. 7. 16:13
한바탕 비가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이다.
오전에 푸르던 하늘에 어느새 구름들만 자리를 차지했다.
차라리 시원하게 비가 쏟아지면 좋겠구만,
잔뜩 찌푸린 얼굴만 하고 있다.
오늘은 시도때도 없이 울적하다.
필라테스를 하다 엎드려서 후면 운동을 하는 도중에도,
네이버부동산으로 동네 아파트 시세를 보다가도,
마사지 받으며 팩을 올려둔 채 누워있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눈물이 핑 맺힌다.
차라리 시원하게 울고 나면 개운해질까,
도무지 모를 일이다.
서른 끝자락에야,
이게 다 생리 전 호르몬 탓인 걸 알았다.
40년 가까이 함께 하고야 겨우 나 자신을 알아간다니
1,2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간다는게 실감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아이를 데릴러 가기 전 도서관에 잠시 들렀는데
무의식중에 고른 책이
법정 스님의 '스스로 행복하라'와 하명희님의 '사랑의 온도'이다.
두 책 다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랑의 온도 중에
행복이란 멈출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이만하면 됐어'라고 스스로 만족하는 마음이라고 나온다.
순간 멈춰야하나
그게 정말 진정한 행복일까
패배자인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호르몬 탓이 아니었다면
맞아맞아 만족하며 살아야해 다짐했을지도 모르는데
이런 기분에 책을 읽으니
삐딱하다.
그냥.
요런 날도 글로 남겨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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