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책리뷰_소설34] 한강1_조정래 지음
swmom
2023. 5. 21. 02:59

난 지금까지 대하소설을 읽은 적이 없다.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만화책으로 모셔두고 1권을 끝내지 못했었다. 긴 호흡으로 읽어야하는 대하소설의 매력에 빠지기 전에 이야기의 흐름에 타지 못했었던 것.
사람들과 일상 대화를 할 일이 잘 없는 해외생활에서,
지점장님과 가끔 대화하다보면 책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어느 날, 조정래 선생님의 대하소설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고 하셨다. 태백산맥, 한강 등을 다 읽으셨냐고 여쭈니 당연하다고 하셨다. 나랑 6살 밖에 차이 안나는데 그게 당연하다고 말씀하시다니, 적잖이 놀랐다. 사실 내 독서량이 너무 적었던 것일뿐.
호기있게 도전했다가 방금 읽은 앞 페이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집중력으로 덮은 책이 몇 권이었던가.
그 얼마 후, 도서관에서 조정래 선생님의 한강을 찾았다. 소설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읽는 한강은 내가 나이를 먹은 탓인지 김주열 사건이나 이승만 대통령 하야 사건 등 잘 아는 시대적 배경에서 시작되다 보니 술술 읽혔다. 동시에 지금은 비싸서 들어갈 수 없는 서울 곳곳이 판자촌으로 덮여있었다니 상상이 안되었다. 등장인물이 많다 보니 서로의 관계를 더듬어 가며 읽는데, 이런 인물을 만들어내고 역사를 배경으로 사실적인 글을 쓰신 작가님께 진심으로 존경심이 들었다. 최종본까지 긴 호흡으로 읽어봐야겠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