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책리뷰_소설 41-42] 불편한 편의점 1,2_김호연 지음

swmom 2023. 7. 12. 09:08


알콜 치매를 앓던 서울역 노숙자가 편의점 알바를 하며 자신의 기억을 되찾는 이야기. 그리고 장사가 잘 되지 않는 편의점처럼 현실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하루하루. 코로나 현실까지 반영하여 마치 그들의 고민이 나의 고민 같고 그들의 아픔이 나의 아픔 같아서 쉽게 읽혔던 불편한 편의점 1권이었다.

후쿠오카 도서관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 도서관에서는 절대 빌려볼 수 없는 인기도서를 빌릴 수 있다는 것.
불편한 편의점 2권이 책장에 있는 것을 보고 괜히 설레였다. 그런데 1권을 읽은지 몇년 지나지도 않았는데 내용이 잘 기억이 안났다. 서울역 노숙자가 편의점 알바를 했다는 거 정도,,,,(이정도면 내가 치매인가;;;)

1,2권을 같이 빌려 다시 읽었다.

1권에 등장한 주인공들이 2권에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과 연결되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런건 분명 처음부터 구성하는 거겠지,
예를 들면 배우를 하다 작가가 된 인경이 새로운 알바 홍금보씨와 같은 작품을 한 관계였고, 인경이 쓴 불편한 편의점 주인공이 홍금보가 된다는 설정.

인생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 (-p134쪽 중, 1권)

각 주인공들의 시점에 따라 이야기를 서술하는 것도 재미있다. 전지적 작가시점이나 한 인물의 시점이 아니라 같은 사건을 각자의 시점을 읽을 수 있어 모든 등장인물이 주인공같은 느낌이었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p252쪽 중, 1권)

단절과 거리두기가 당연했던 코로나 시대를 겪어낸 우리에게 작가는 말한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라고. 선숙과 아들, 편의점 사장과 아들, 곽씨와 딸의 관계가 어찌 소설 속 허구라고 할 수 있을까. 모든 가정에서 친구사이에서 회사에서 겪고 있는 불편한 현실을 책을 읽으면서 정면으로 마주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작가가 보내는 저 메시지가 다시금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우치게 해준다.

평안. 평안은 문제가 해결되어서가 아니라 문제를 문제로 바라볼 수 있어 가능했다.(-p250쪽, 2권)

언제부턴가 내가 제일 바라는 삶은 평안이었다.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 무료한 삶이 아니라 너무 큰 행운과 기쁨이 아니라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기쁨과 슬픔, 문제들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 그래서 내 삶이 평안하기를 간절히 바랬다. 작가는 그런 내게 평안은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부지런히 자신의 상처를 돌보고 마음을 다스리라고 격려해주었다. 회피하고 도망가지 말라고 응원해주었다.

삶은 계속 되고,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감사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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