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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_소설25] 가짜 모범생_손현주 지음

swmom 2022. 3. 7. 13:47


일란성 형 건휘의 자살 이후 갈증 해소를 위해 콜라만 마시는 동생 선휘,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형의 부재 이후 형을 향하던 엄마의 집착은 선휘에게 향한다.
자기 복제라고 불리는 일란성 쌍둥이 형이 사라진 후 자기 존재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며, 엄마와의 갈등도 본격화되기 시작한다.
자녀를 한 명의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고, 선을 넘는 엄마에게 보내는 경고를 무시한 대가로 엄마는 소중한 아들을 잃었다. 그리고 남은 한 명의 다른 아들도 떠나간다.

"내가 말해도 엄마란 사람은 절대 이해 못 해."
"지금 그게 엄마한테 할 소리야!"
"엄만 아직도 나한체 뭘 잘못했는지 모르지?"
"내가 뭘?"
엄마는 내가 사고를 치는 이유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았다. 엄마와 난 서로 다른 세계에 살았다. (-P122쪽 중)

한 번 닫힌 마음은 다시 열기가 쉽지 않다.
부부는 헤어지면 남이지만 부모 자식 관계는 어느 한 쪽이 죽지 않는 이상 쉽사리 끊을 수 없는 관계다. 그런 관계가 갈등을 겪을 때의 스트레스는, 그 삶은 지옥과 다름 없다. 한쪽이 어른이고 한쪽이 미성년자라는 평등하지 못한 무대 위에 서 있을 때 약자인 자녀의 스트레스는 배가 된다.
세상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는, 자녀에게 공부만을 강요하는 사회는 분명 어딘가 비정상적이다. 사회에 나와보면 쓸모없는, 몇 년만 지나도 전혀 기억나지 않는 공식들을 외우기 위해 보내는 시간이 아까울 뿐이다. 스스로 서고 더불어 살아가는 자식으로 잘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잘못된 방향으로 표현되지 않길 바란다. 사랑의 잘못된 표현으로 가장 소중한 관계가 가장 불편하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관계로 생각되질 않길 바랄 뿐이다.

"아저씨는 개들을 아낀다고 하지만 내 눈엔 개들을 학대하는 것처럼 보여.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건 자유를 구속하는 거야."
"아저씨는 개들을 묶어두는 게 가장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 (P117쪽 중)

"너 눈치 빠르다. 맞아. 나 요리하는 걸 좋아해. 처음부터 요리를 좋아했던 건 아닌데 어려서부터 엄마랑 모든 일을 함께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늘었어. 엄마는 세상살이를 배우는 것도 공부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했어. 사람은 언제나 혼자 살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대. 왜냐하면 우리가 성인이 되면 엄마가 옆을 지킬 수 없기 때문이라나." (P136-137쪽 중)

"형, 나쁜 엄마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늘 불안하고 근심 걱정을 달고 살지. 언제나 망상이 먼저 발동하고 결국 아이 뜻을 꺾고 지배자가 되려고 해. 어쩌면 엄마는 감정이 마비되어 있는지도 몰라. 그러니까 내 감정을 읽지 못하지. 누가 엄마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형, 6학년 회장 선거 때 기억나? 난 또렷이 기억나." (p139-140쪽 중)

학력이 머가 중요하냐고 말할 때마다
넌 SKY 출신이라 그 차별을 겪어보지 않았다고, 안정적인 바운더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 할 수 있는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나같이 안 살게 해주고 싶어서 내 자식에겐 쓸데없는 공부를, 성적을 강요하지 않을거라고.

내 자식이 내게 등을 돌리지 않게
현명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늘 옆에서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현명한 엄마로 성장하겠다.


# 손현주 작가님께
책을 읽으면서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건휘와 선휘의
등을 쓰다듬어주고 손을 꼭 잡아주고 싶었습니다. 가짜 모범생을 키우는 가짜 엄마가 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는 것으로 대신해야겠지요. 좋은 책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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