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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인의 기록 노트
[육아일기] D+1409, 구토, 설사 그리고 애착이불과의 이별 본문
수요일인가 화요일부터 배가 아프다고 했다.
밥 먹을 때만 유독 배가 아프다며 안먹겠다고 하기에,
밥 먹기 싫어 하는 투정이라고 생각했다.
타일러 보기도 하고 좀 더 있다가 먹으라고도 했는데
며칠 전 외할머니댁에선 너무 잘 먹던 아이가 안 먹겠다고만 하니,
내 음식 솜씨가 별로라 그런가 편식하는건가 생각하다 화가 났다.
목요일 아침에도 어김없이 밥을 안 먹는다.
그리고는 배가 아프다고 하더니 병원을 가자고 한다.
조금 묽은 변을 가끔 보긴 했지만 지난주까지 감기로 먹었던 항생제 영향이라고 생각했다.
어린이집 가기 전 소아과에 갔더니 접종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진료 보러 오는 아이와 접종하러 오는 성인의 비율이 거의 1:9라
늘 가던 소아과가 낯설기만 하다.
청진기를 대보신 의사 선생님은 속이 안 편한건 맞다며
꾸룩꾸룩 한다고 한다.
아직 설사하는 것도 아니고, 열도 없고, 잘 먹고 컨디션은 나쁘지 않으니
우선 약을 지어주고 며칠 동안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만 먹이라고 한다.
빵, 과자 말고.
그리고 어린이집을 보냈다.
원장님이 바로 전화가 와서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운다고 한다.
병원에 다녀와 방금 약을 먹었다고 전달하니 원장님이 잘 달래보겠다고 하시더니
잠시 후 진정됐다고 걱정하지말고 일하라고 문자를 주셨다.
그날 오후 집에 올 때 아이의 컨디션이 좋았다.
그러다 저녁에 땡깡이 시작되고, 응가한다고 저리 가라고 하더니
잠시 후 큰 소리로 울어 달려가니 이유를 말하지 않고 울기만 한다.
그리고 설사를 했다. (자기딴에는 넘 놀랐나보다. 그러고 보니 아기 때 말고 완전 물설사는 처음인듯)
설사를 다 하고는 속이 편해졌는지 또 잘 논다.
다음날은 어린이집을 안보내고 집에 있었다.
흰죽을 끓였는데, 안먹는다고 한다.
속을 비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먹고 싶을 때 말하라고 했다.
잠시 후 죽 조금 먹고,
설사를 했다. 전날 저녁은 맛보기, 오전에는 속에 있는 걸 다 쏟는 느낌이다.
그리고는 또 잘 논다. 열도 없고 다른 증상은 없다.
배가 고픈지 먹을 걸 달라고 한다.
죽은 조금 떠 먹고, 바나나, 고구마를 조금씩 먹고,
저녁에는 감자 튀김이 먹고 싶다고 해서 감자를 삶아 감자튀김처럼 잘라 줬더니 잘 먹는다.
짜장면 우동이 먹고싶다고 해서 지금은 배가 아파서 짜장면을 먹으면 배가 더 아플 수 있으니
다 나으면 엄마가 해줄게 했더니 알겠다고 한다.
자기 전에 배가 고픈지 밥을 달라고 해서
삼계탕 국물에 밥을 넣고 끓여 죽처럼 해주니 한그릇 뚝딱 먹었다.
정말 다 나았나보다 하고 안심하고, 잠시 후 아이 재우고 모처럼 책을 읽다 잠들었는데
아이가 울면서 배아프다고 해서 넘 놀래서 깼다.
잠시 후 아이는 다 토했다.
닭죽 먹은게 하나도 소화가 안되고 그대로 나왔다.
너무 놀랬는데 아이가 당황하지 않게 괜찮아 이제 괜찮아질거야 하고
입을 헹궈주고 한참을 안아줬다.
이럴땐 혼자 있는게, 지독하게 싫다.
마치 나 때문에 아이가 잘못되기라고 할까봐 너무 무섭고 두렵다.
잠든 아이를 한쪽에 눕히고 더러워진 아이의 애착이불을 꺼내 버렸다.
갓난 아기때부터 덮던 애착이불인데 하얀색 이불은 몇개월 전 엄마아빠가 왔을 때 아이 동의를 구하고 버렸고,
회색 이불은 다 너덜너덜해졌는데도 눈뜨자마자 이불을 찾고 잘때도 함께 하기에 못버리고 있었다.
더이상은 함께 못할 지경이라 구토와 함께 버렸다.
아침에 일어나 이불이 없자 아이는 온갖 짜증과 심술을 부린다.
마음의 안정이 안되는지 "엄마 미워 저리가"를 계속 말한다.
같은 재질의 파란 이불을 줘도 싫다고 한다.
똑같은 걸 사주고 싶어도 어디서 샀었는지 도통 찾을 수가 없다.
한참 삐져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천사모드로 돌아와서
밥을 먹겠다고 해서 흰죽과 감자볶음을 해줬더니 감자볶음만 먹는다.
따뜻한 보리차를 수시로 주고, 바나나와 계란찜을 해줬다.
어제 오전 이후로 설사는 멈췄다.
외삼촌 외숙모가 돌아가며 와서 신나게 놀아주니 전혀 아프지 않은 것처럼 잘 논다.
아이가 아프면 내 세상도 멈춘다.
마치 부족한 나 때문에 아픈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아이에게 못해준 모든 순간이 비수처럼 가슴에 와서 꽂힌다.
성인이 되고도 수시로 아픈 나인데, 아프면서 더 건강히 자라는 아이인걸 알면서도
안 아프고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하는 욕심을 부리게 된다.
얼른 낫자 내아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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