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집에서 맞는 두번째 밤이다.
전쟁같은 하루를 보내고,
어제는 잠을 설쳤다.
안방으로 들어오는 찬 바람과,
도로변에 위치한 탓에 차 소음과,
선우의 기침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마도 새집증후군이겠지.
10평 가까이 줄인 탓에 그동안 아까워버리지 못했던 물건들을 어쩔 수 없이 다 버려야했고,
끝도 없이 비워낸 탓에 겨우 모든 짐을 넣을 수 있었다.
잔금을 받기까지도 참 순탄치 않았다.
지난 번 계약할때부터 상대편 부동산 사장은 묘하게 사람을 기분나쁘게 했다. 집 계약 후 협조를 구하길래 집을 한번 더 보여줬더니 방마다 들어와서 치수를 재고 호들갑을 떨고 간 새로운 세입자 편을 들고, 계약서를 수정한다고 잔금을 치르기로 한 시간보다 1시간 반이나 늦게 잔금을 받았다. 나를 중개해준 부동산은 집주인편에서 언제 잔금이 되는 거냐고 계속 전화해서 압박 주고, 가운데서 나만 난감하고 압박받은 이상한 상황이었다. 집 하나 보여줘서 계약하고 2백 가까운 중개보수료를 준 개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내 입장에서 집주인과 이야기해준게 전혀 없었고 오히려 이래라 저래라 하는 탓에 가운데서 스트레스만 더 받은 거 같다.
어쨌든,
그런 시간도 다 지나고,
새집에 잘 들어와서
짐 정리도 어느정도 마무리가 되었다.
평수가 줄어드니 더 아늑한 느낌이다.
단풍이 곱게 든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보며,
요즘 시세 대비 비싸게 구한 전세지만
아픈 마음을 달래본다.
이번에 이사하며 내집 없는 서러움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2년 뒤에는 그냥 안 좋은 동네에 가더라도, 내 집을 사서 가야겠단 생각이 현.재.는 강하게 든다.
그 사이 집 값이 원래 자리로 돌아가면 좋겠다.
적어도 임대차법이니 하는 소리가 나오기 전 수준까지만 가면 좋겠다.
새집아,
잘 부탁해
우리 잘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