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이 많이 줄었다. 완전히 안 하는 건 아니지만, 1시간마다 깨서 잠을 못 잘 정도로 하던 수준은 아닌지라 이제 좀 나아가는구나 안도감이 들었다. 거울을 보니 얼굴이 뚱뚱 부어있다. 약을 열흘넘게 매끼니 때려넣으니 그럴수 밖에 ㅜ 미안하다 몸아ㅜ
일본하면 사쿠란데, 사쿠라가 제일 예쁠 때 한번은 봐야지 싶어 마이즈루공원까지 걸어갔다. 이제 하카타에서 텐진을 지나 아카사카까지 가는 길을 지도를 안 보고도 찾아가겠다. 그냥 쭉 따라 걸으면 되니까. 후쿠오카는 너무 복잡하지도 않고 적당히 번화하고 살기 참 좋은거 같다. 평일인데도 공원엔 사람이 많다. 돗자리깔고 누워 한숨 자고 싶다. 내년엔 선우와 엄마와 가족들이 함께 하면 좋겠다. 사실 크게 감흥이 없다. 예쁜 벚꽃을 봐도, 아이 생각에 엄마 생각에 그다지 감흥이 없다. 모래 가득한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노는 걸 보니 선우랑 중장비 가져와서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햇살 좋은 대낮에 눈물이 났다. 일본 오긴 전엔 한두달 혼자 자유시간을 즐길 생각에 살짝 들뜨기도 했는데, 어느새 내 삶은 아이에게 맞춰져 있어 혼자 시간이 마냥 즐겁지만 않나보다. 아니면, 혼자 너무 즐기지 말라고 이렇게 아픈건가;;;;
집까지 걸어서 돌아올 기운은 없어 오호리 공원에서 공항선을 탔다. 몸이 찌뿌둥한게 온천을 가긴 귀찮고, 호텔옆에 아로마 마사지를 예약했다. 압이 너무 약한 어린아이였는데, 그냥 받았다. 아프지 않으니 선잠이 들며 푹 쉰 것 같다. 호텔로 돌아와 7시까지 푹 자고, 야채가 듬뿍 들어간 나가사키짬뽕을 먹었다. 목이 아프니 뜨거운 국물이 있는 메뉴만 찾게 된다. 하카타역에 있는 링거헛이란 가게였는데, 맛있었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갔다. 일본 온지 열흘이 지났네. 시간 참,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