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비자 문제로 어제부터 머리가 아팠다. 아침에 일어나 반신욕을 충분히 하고, 커피 숍에 앉아 책을 읽다보니, 올해는 단기 비자로 있고 내년에 70점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면 되는게 아닌가 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떠올랐다. 안된다고 울상으로 있을게 아니라, 방법을 알았으니 준비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쉽지 않을 건 안다. 내년이 되서 준비한다고 해도 된다는 보장도 없으니 말이다. 2년을 있을 수 없다는 게 계속 속상한 이유였다. 그렇게 출근해서, 근무하다보니, 이제 11개월도 안 남은 이곳 생활이 소중하게 느껴지면서도 난 곧 갈 사람인데 머 라는 마음도 함께 들었다.
일도 잘 안 들어오고, 누군가에게 신세한탄이 하고 싶은데 이곳에 마음 터 놓을 사람이 없으니,, 정열차장님한테 메신저 하다 문득, 어학원 등록해서 오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일본 오는게 결정되고 안 보이는 눈으로 유튜브와 내가 사준 책을 보며 몇시간씩 읽고 쓰며 공부하던 엄마 모습이 떠올랐다. 일본에서 선우 학교 보내고 혼자 있는 것보다 어학원에서 제대로 공부하는게 당연히 좋지. 1년 학비가 800만원 정도. 엄마한테 살짝 말하자 비싸다고 머할라고 부터 말하는데, 생각해보면 비싼 것도 아니다. 우리 등록금, 생활비 대느라 자기 밑에는 돈 한번 제대로 못 쓴 엄마에게는 너무 큰 돈이지만, 내가 두달 월급 빋으면 되는데 머가 걱정인가. 문제는 어학원 등록이 되느냐인데, 내일 한번 알아봐야겠다.
비가 점점 거세졌다. 그리고, 그냥 집에 가기 싫었다. 집 바로 옆에 위치한 이자카야에 들어갔다. 혼자, 첫, 술집이다. 일본이니까 가능한 거겠지? 한국에서 밥 먹으러는 혼자 많이 가도 술집은 아직 한번도 간 적이 없었다. 문 밖에서 한번 들여다보니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그대로 지나쳤다가, 용기를 내봤다.
부부가 하는 작은 이자카야였는데 다 맛있었다. 무엇보다 모츠나베는 일본 와서 먹은 것 중 최고! 매일 들르고 싶을 거 같은데,,, 어쩌죠ㅜ 이번주 지혜오면 같이 오고 싶었는데 일욜은 쉬신다고 한다.
혜정 차장님이 선물해주신 만일 내가 다시 산다면 책 덕분인지, 호르몬에 지배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들이 떠오른다. 잘 될거 같다. 미리 걱정하지말고 부딪혀볼게! 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