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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_예술1] 나는 성인이 되어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_스미 세이코 지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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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_예술1] 나는 성인이 되어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_스미 세이코 지음

swmom 2021. 2. 25. 15:41



책 제목을 보고 내 상황, 내 마음을 엿보고 써놓은 것 같아 눈길이 갈 때가 있다.

이 책이 그랬다.

바로 "나는 성인이 되어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스미 세이코 지음/ 끌레마 제작)이다.


성인 피아노 학습자를 위한 맞춤형 안내서라고 책표지에 소개한대로
어떻게 하면 피아노를 '즐겁게' 잘 칠 수 있는지 설명한 책이다.

"피아노를 배우는 길은 우리의 삶처럼 '멀고 험난한 길'이다. 넘어야 할 장애물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으니
어디선가 걸려 넘어지는 게 오히려 당연하다.
피아노에 숙달한다는 것은 얼핏 보기에는 간단한 것 같고 목표가 손에 잡힐 것 같아도 좀처럼 도달하기
어려운 길이다. 먼 목표에 매달리기보다 눈앞의 조그마한 목표를 하나하나 뛰어넘으며 그 과정(지금의 자신)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즐기느냐가 관건이다. 목표 도달이 아니라 과정 속에서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피아노를 배울 때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태도이다." (-P19쪽 중)

단순히 기술적인 방법을 설명한 것이 아니라
피아노를 왜 배우는지, 목적의식과 태도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 해준 책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작가가 제안하는 내용들이 피아노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투자나 인생에도 대입해서 적용할 수 있다고 해야할까
'힘을 빼고 균형 감각을 길러 작은 실수에 집착하지 말고 작은 성공을 격려하며
유연한 마음으로 자기다운 삶을 살아라'하고 응원해주는 것 같았다.

"포기하는 사람은 포기할 이유를 열심히 찾고, 계속하는 사람은 계속할 이유를 궁리한다.
피아노를 습득하는 데에는 누구나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저것 고민하지 말고 일단 시작한 이상
계속해보자는 단순한 마음가짐을 갖도록 하자." (-P29쪽 중)


취미 하나 새로 시작하면서 유난을 떠는구나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나 스스로도 놀랄만큼 피아노를 배우러 집을 나서면서,
피아노 앞에 마주 앉아서 악보를 펼치며,
몇백년 전 살았던 작곡가가 하나씩 그려나간 음표들을 마주보며,
그 작곡가의 당시의 마음과 상황을 상상해보고,
건반을 손끝으로 느끼며, 귀로 들으며, 손끝 발끝까지 전해오는 에너지를 느끼다보니
내 삶의 깊이가 달라지는 기분이다.
비단 부족한 내 피아노 연주 실력 뿐만이 아니라,
훌륭한 연주자들의 연주를 많이 보고 싶은 관심이 생기고,
유튜브를 통해 그들의 연주를 눈으로 귀로 보고 들으며 마음으로 느끼니
복잡했던 것들은 뒤로 하고 불안했던 마음이 차분해진다.

"피아노를 잘 치려면 '음악성'이 필요하다. ... 음악성이란 음악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능력, 즉 공감 능력을
말한다." (-P22쪽 중)

"음표의 이면에도 수많은 대화와 정경이 숨어 있고, 연주는 그것을 찾아내어 음악의 대화를 실현시킨다.
연주자는 작곡가들이 쓴 음표의 이면에 담긴 이야기를 찾아내서 청중에게 들려주는 것이다. ...
피아노 악보는 언어로 씌어 있지 않지만, 악보에 마치 대사가 달려있다고 생각하고 표현해보면 어떨까?"
(-P41쪽 중)


저자는 이 책의 시작을 "피아노는 어려운 악기이다"로 시작한다.
피아노 치는 삶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책이라고 하기엔
처음부터 엄포를 무섭게 놓는다.
피아노는 바이올린이나 다른 현악기처럼 제대로 된 소리를 내는 것이 어려운 악기는 아니다.
그래서 다들 만만하게(?) '피아노나 배워볼까'하고 비교적 쉽게 시작한다는 것이다.
도레미파솔라시도, 연속으로 놓인 건반을 누르기만 하면
정상적인 소리는 나니까 말이다.
그러나 '잘' 연주하는 건 정말이지 어렵다.
악보도 갈수록 복잡해지지만 쉬운 악보를 연주하더라도 듣기 좋은 연주를 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열 개의 손가락만 움직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악보를 이해하고 전달해야 한다고 할까
작곡가의 의도를 100%로 표현할 수는 없어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곡을 분석해서 연주하는 것은 벼락치기로는,
아니면 긴 시간 연주했다고 해도
단순히 손가락만 움직여서는 할 수 없는 것이다.


"피아노 연주의 기본은 심신의 탈력이다. 끈기 있게 열심히 하려고만 할 게 아니라 때로는 피아노에서
벗어나 마음껏 기분전환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보다 적당히 휴식을
취하면서 작은 노력을 쌓아난가는 것이 더 현명하다." (-P63쪽 중)

저자는 피아노 연주의 기본은 '심신의 탈력'이라고 한다.
끈기 있게 열심히 하려고만 하지 말고 어깨와 팔에 힘을 빼면 연주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더 잘하고 싶을 때, 욕심이 앞설 때,
평소에 잘 하던 것도 온 몸에 힘이 들어가고, 긴장하며
안하던 실수를 하기도 하고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던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중요한 순간에 힘을 뺄 수 있는 능력,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만,
아무리 노력과 연습을 많이 해도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서는
'즐기는' 마음과 '실수해도 괜찮다'는 자기 격려가 필요한 건 아닐까.

완벽하기만 하면 AI이지, 인간다운 매력은 없잖아.

"우선 아마추어는 프로페셔널이 할 수 없는 연주를 할 수 있다. 어떻게 치든지 누구에게도 불평을 듣지
않는다. 또 자유롭다. 어느 누구에게도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마음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오히려 프로페셔널이 부러워할 만한, 분방하고 천진난만한 연주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권이 아닐까?" (-P106쪽 중)

더군다가 나는 콩쿨에 나갈 것도 아니고,
유명한 피아니스트들처럼 많은 사람 앞에서 연주를 할 것도 아니니까,
즉, 못한다고 구박받을 일도 없는거다.
부담을 느낄 상황이 아니니 나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배우면 된다.


이 책을 읽고 피아노를 다시 배우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피아노 배우기가 더 즐거워졌다.
피아노와 함께 하는 삶이 되어 기쁘다.

"왼손반주는 약하게 치기가 어렵다고 한다. 왼손이 오른손에 비해 움직이기 어려운데 무리하게
움직이려다가 무의식중에 힘이 들어가서 음이 커지기 때문이다. ... 음을 내려고 하기보다 손가락을
가볍게 움직이는 것에 집중한다." (-P67~8쪽 중)

"듣는 힘을 키우려면 먼저 마음을 정리하고, 느긋하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 집중과 집착은 다르다. 집중이란 좋아하는 음악에 마음을 계속 쏟는 것으로 적당히 힘이 빠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한편, 집착은 어느 한 가지에만 매달려 몸과 마음이 굳어 있는 상태이다. ...
어떤 것을 좋아하는 힘, 좋아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힘, 좋아하는 것을 갈고닦는 힘, 바로 이런 것들이
집중력의 원천이며 피아노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는 커다란 원동력이 된다." (-P83~5쪽 중)


"능숙해진다는 것에 대한 개념을 과감하게 뒤집어 속도가 아니라 깊이로 승부해야 한다." (-P100쪽 중)


"슬럼프에 빠진 상태라도 계속 연습하는 수밖에 답이 없다. 기분에 좌우되지 말아야 한다. 의욕이 나지
않아도 습관적으로 피아노 앞에 앉아야 한다." (-P101쪽 중)


"작은 성공 체험을 쌓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동기부여 방법이다." (-P127쪽 중)


"긴장하지 않는 방법은 없지만 동요하지 않는 훈련은 가능하다." (-P151쪽 중)


"가장 큰 문제는 작은 상처를 스스로 키우는 것이다. ..... 실수를 마음에 계속 담아두는 사람은 마음을
다잡고 몇 번이고 도전하는 것밖에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아무리 좌절해도 회복할 수 있으면
되기에 어떤 의미에서는 단련 과정인 셈이다. 매번, 출발 지점에 선다는 생각으로 도전하는 데 의미를
두고 해나간다." (-P154~5쪽 중)


"성인이 되어 피아노를 시작하면 기술적인 면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피아노를 몇 살부터
시작하든지 '음악성'은 평생 동안 진보해나간다. 마음이나 감성에는 노화라는 것이 없고 죽을 때까지
계속 성장해나가기 때문이다. ... 연주란 음악(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되면
당신의 피아노 연주는 분명 계속해서 빛을 발할 것이다." (-P161쪽 중)


행복하고 멋진 피아노 라이프를 즐기길



# 스미 세이코 작가님께
작가님 최근 피아노를 다시 배우기 시작한 하루인이라고 합니다.
피아노를 통해 작가님 책을 만나고, 정말 멋진 조언들을 읽으며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피아노를 마주하는 기쁨이 더 커졌습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피아노와 함께하려고 합니다.
행복하고 멋진 피아노 라이프를 살겠습니다. : )
멋진 책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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