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경제적자유
- 후꾸라이프
- 책리뷰
- KALife
- 하루인
- J.E.하루인
- 건강노트
- 자기계발주제
- 투자주제
- 매일6km달리기
- 에세이
- 꾸준함의힘
- 러닝의매력
- 후쿠오카생활
- 조정래
- 오운완
- 독서노트
- 에세이스트
- 육아노트
- 다시피아노배우기
- 매일달리기
- 매일운동하는여자
- SWMOMNOTE
- 육아일기
- 소설주제
- 일상노트
- 하루인노트
- 오늘도6km완주성공
- 책대로해보자
- 몸이최고다
- Today
- Total
하루인의 기록 노트
[에세이] 아빠의 눈수술 본문
내 기억 속의 아빠는 굉장히 젊고 잘생겨, 항상 눈에 띄는 사람이었다.
실제로 일찍 결혼해 나와 동생을 낳기도 하셨고,
프로급 배드민턴 실력을 가지실 정도로 운동도 잘하셨고,
회사 생활로 바쁜 와중에도 출근 전 운동을 하고 회사에 가셨고,
퇴근 후에 대학교도 가고 참 열심히 사셨다.
은행원으로 정년까지 보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나이를 먹어보니 알겠는데 정년 후에도 몇년 째 계속 일을 하고 계신다.
그 정도로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열심히 살아오셨다라고 밖에 표현이 안된다.
그러던 아버지께서 올 초에 갑자기 눈수술을 받으셨다.
망막이 안 좋아서 긴급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후에도 경과가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다.
평소 물어보면 괜찮다 괜찮다고만 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지난 주말 아이를 봐 준다고 올라와있는 엄마에게 전화가 오셨다.
왼쪽 눈이 아예 안보인다고.
수술했던 지방 병원에 급하게 월요일에 예약을 해두셨다고 했다.
지방 대학병원이긴 하지만, 수술 후에도 경과가 좋지 않아
서울의 다른 병원을 7월에 예약해뒀는데,
수술 후 반년이 안되어 갑자기 또 안보이다니...
너무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다.
아빠의 병명은 망막박리.
(정확한 병명도 이제야 알았다...ㅠ)
찾아보니 망막박리는 망막이 찢어진 거라, 긴급 수술을 하지 않으면 실명이 될 정도로 위험하다고 한다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연락해봤는데,
눈이 안보이는 건 뇌졸중의 전조 증상일수도 있고, 이유를 정확히 파악해 긴급 수술을 요할 수가 있기 때문에
응급실이라도 가서 한시라도 빨리 검사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엄마도 올라와있는데, 안 보이는 눈으로 혼자 병원을 가야하는 아빠가 너무 걱정이 되는데,
출근해야 하는 현실이 정말 싫었다.
동생이 7월에 예약해놓은 병원을 바로 진료 볼 수 있는지 알아봤는데
망막박리는 정해진 요일에 예약 없이 당일 진료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아빠는 월요일이 되고 바로 삼촌을 불러 기존 병원에 가셨다.
거기서 다음날 서울 대학병원으로 예약을 잡아줬다고 한다.
그래서 급하게 그날 바로 올라오셨다.
화요일에 바로 병원을 찾고, 코로나 검사를 하고,
목요일에 수술을 했다.
눈 수술인데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해야 한다니 괜시리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아직 60대 초반인 부모님과 헤어지는 상상을 한적은 없다.
아직 먼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엄마도 백내장과 망막 문제로 눈이 안보인다고 하시고,
아빠까지 그러니.. 참 기분이 묘했다.
내가 나이를 먹고, 아이가 크는 시간만큼 부모님의 시간도 가고 있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평생 일만 하며, 자식들 키우느라 정신 없이 살아오셨는데
이제 정말 인생 즐기면서 사셔야 하는데,
하나 둘 아픈 곳이 생기시니,,,
세월도 참 야속하다.
특히 눈은,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고 무언가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수술하고도 한달을 엎드려만 계셔야 한다니,
얼마나 힘드실지 마음이 아프다.
폐쇄 공포증을 앓고 있으며, 가만히 있는 성격이 못 되시는데
이번에는 꼭 휴식을 취하셔서 잘 나았으면 좋겠다.
'일상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세이] 악몽 (0) | 2021.07.12 |
---|---|
[에세이] 다시 피아노 배우기 -ep6. 6개월의 결과물 (0) | 2021.07.11 |
[에세이] 혼자이고 싶은 날 (0) | 2021.06.02 |
[에세이] 마음이 복잡한 날에 (0) | 2021.05.29 |
[에세이] 층간소음 (0) | 2021.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