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돌 가까이 됐을 때부턴, 아이가 먹고 싶어하는 건 왠만한건 다 줬다. 아이스크림, 초콜렛, 젤리 등 군것질거리도 먹고 싶다면 다 줬었다. 그리고 가끔 내가 피곤할때면 양치 오늘 하루쯤 안 시키면 어때 했었다. 그랬던 시간이, 뼈저리게 후회된 하루였다.
이혼하고, 이사하고, 다시 출근하며,
아이의 치과 검사를 1년 만에 갔더니 그 사이 충치가 7개라고 했다. 3개는 심해서 신경치료 후 크라운을 씌워야한단다. 5살 아이에게는 수면 치료를 권한다고 했다. 수면제를 먹이고, 그래도 잠이 안 들면 진정제도 놓을 수 있다고 했다. 웃음 가스라는 것도 처음 들었다.
치과 의사인 대학 친구에게 물었더니, 5살이면 수면치료로 한번에 하는게 나을거라고 했다.
드디어 대망의 치료날,
잠을 덜 재우고 금식을 하고 오라고 했다.
둘다, 우리 아이에겐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말귀는 알아 들어서 어제부터 "내일은 치과에 가야하는데, 선생님께서 아무 것도 먹고 오면 안 된대. 우리 내일만 일어나서 먹지 말구 병원에 다녀오자."라고 반복해서 말해줬더니 배고프다고 칭얼대면서도 꾹 참는다. 견과류 두 봉지를 손에 쥐고 치료하고 와서 먹겠다고 한다. 그러다 분이 안 풀렸는지, 짜증을 내고 소리 지르며 화를 내기도 한다.
병원 도착 후,
수면제를 먹었다. 평소 약은 혼자서도 쭉 짜서 잘 먹는데 한번 먹더니 쓰다고 안 먹겠다는 걸 억지로 먹였다. 먹고 10분도 안되서 눈이 감긴다. 침대에 눕혀서 고정 장치를 하려는데 깨서 울면서 일어나려고 뻐팅긴다. 소리 지르며 진정이 안된다. 그 모습을 보는데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이렇게 치료해주는게 맞는건가... 내가 관리를 잘 못해줘서 애 고생시키는구나... 엄마는 또 미안해진다.. 엄마 목소리가 들리면 더 진정이 안되니 나가있으라고 한다. 한참을 아이의 울음 소리를 들었다.. 팔에 진정제를 놓았다고 한다. 그리고 치료를 시작했다. 다행히 신경치료는 안해도 되었고, 크라운은 2개를 씌웠다. 원래 충치가 잘 생기는 치아라 앞으로도 관리를 잘 해줘야한다고 한다. 2시간을 꼬박, 치료했다. 성인도 그렇게 하면 힘들텐데,,,
마지막엔 애가 깼는데 안재우고 그냥 치료한다고 한다. 안하려고 버티며 소리 지르는 소리가 심장에 비수처럼 꽂힌다. 찌릿찌릿한 가슴을 부여잡고 두 손을 모으고 빌었다. 아이가 덜 아프게 해주세요 앞으로도 크게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게 해주세요 제발요..
얼마나 울었는지, 얼굴이 붉게 부어 올랐다.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 엄마하고 안긴다.
3시간동안 있었던 치과가 지옥처럼 느껴졌다.
약 기운에 집에 와서도 발음이 어눌하고 걸을때도 비틀거려 쫓아다녔다. 신경이 날카롭고 예민해져 짜증을 많이 부렸다.
그래도 안겨서 조금 자다 깨선,
밥을 두공기 먹고, 견과류 세봉지에, 콘프러스트도 먹고, 식빵 사러 가자고 해서 식빵 두조각, 딸기까지 먹고는 컨디션이 좀 돌아왔다. 저녁엔 아이가 직접 유투브를 보며 오므라이스를 만들어줘서 (할머니가 다했지만) 맛있게 먹었다.
이 관리는 정말 잘 해줘야겠다.
자주 정기검진을 가고, 양치질을 더 꼼꼼히 해줘야겠다.
아이가 고통스러워하는 걸 또 볼 순 없다..
선우야 엄마가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