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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_투자11]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 - 벤 S.버냉키 지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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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_투자11]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 - 벤 S.버냉키 지음

swmom 2020. 12. 27. 17:16


경제 공부를 하며 미국의 중앙은행, FED의 스탠스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미국과 상관없는 국가들까지 마치 FED의 입만 보고 있는 것처럼,
그들이 향후 어떤 입장을 발표할 것인지 그들이 발표한 내용이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하느라 바빴다.
그들이 마치 구세주인 것처럼 그들의 포지션에 따라 시장이 반응하는 것을
경제를 잘 알지 못하는 나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 이 책을 만났다.

바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 (벤 S 버냉키 지음, 미지북스 제작)이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로 꼽히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FED의 의장을 지낸
벤 버냉키가 2012년 3월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강의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금융위기와 그에 대한 연방준비제도의 대응 방식에 대해
오랜시간 수행되어온 중앙은행업이라는 넓은 맥락을 통해 설명했다.


중앙은행은 스웨덴 1668년, 영란은행 1694년, 프랑스 1800년부터 기원됐다고 한다.
이렇게 오래 전부터 중앙은행은 왜 필요했을까?
그는 책 전반을 통해 중앙은행의 두가지 기본적 사명은 "거시 경제의 안정"과 "금융안정유지"라고 설명한다.

[중앙은행 두가지 목적]
① 거시 경제 안정 :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통해 경기 침체는 피하고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 것
→ 통화정책 (금리 인상/인하)
② 금융 안정 유지 : 금융패닉과 위기를 차단/경감하기 위해 최종대부자 역할을 통해 유동성 제공
→금융기관에 단기 대출, 금융규제 감독(but 중앙은행만의 활동은 아님)

어떤 은행도 예금 총액과 동일한 액수의 현금을 가지고 있지 않지 않다.
왜냐하면 수취한 현금을 대출로 변환시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패닉이 확산되면 뱅크런
즉, 예금자들이 너도나도 예금인출을 하려고 하는데 은행이 줄 돈이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있다면, 은행이 우량대출을 담보로 중앙은행에서 현금을 빌려와 예금주에게 지급가능하다.

중앙은행의 이런 중요한 역할에 대해 영국의 언론인 "윈저 배저트"는 아래와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고 한다.
"패닉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누구든 중앙은행의 문을 두드리는 자에게 아낌없이 대출해주라!"
(일명 '배저트의 원칙' : 양질의 담보를 확보, 범칙금을 부과하되 아낌없이 대부하라)


미국의 연방준비제도는 1914년 설립되었다고 한다.
설립초기에는 금융패닉을 경감하기 위한 최종대부자와 금본위제도를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한다.

[금본위제]
● 정의 : 통화가치를 금 무게를 기준으로 고정시켜놓은 통화 시스템 (20세기 초 온스당 20.67달러)
● 부작용 ① 자원낭비
② 통화공급량 조절 어려움 → 산출변동성/인플레이션 연도별 변동 큼 → 경제안정 달성 어려움
③ 고정환율시스템 → 한 나라가 충격 받거나 통화공급량 변화있거나 잘못된 정책 실행되면 연쇄반응
→ 독립성 없음
④ 투기적 공격 : ex) 영란은행 금본위 포기
● 강점 : 안정적 통화가지 조성
→ 장기적으로 보면 맞으나 5년,10년 기간으로 보면 맞지 않고(ex)금광발견 등)
부채 그대로인데 통화가치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야기


2차 세계대전 기간이나 그 이후에는 저금리를 유지하여 재무부에 협력하는 것이 연준의 역할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1951년이 되어서야 연준의 독립성이 확보되었다고 한다.
50~60년대 연준의 최대 관심사는 거시 경제 안정으로
"바람에 맞서 대응하는 통화정책" 즉, 경기 대응적 통화정책이었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때는 긴축하고, 느리게 성장할 때에는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며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말까지 인플레이션 및 기대인플레이션이 급등했다.
[이유]
① 통화정책 입안자들의 지나친 낙관론 : 인플레이션을 약간 더 높게 유지하면 실업률을 3~4%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봄
※ 이 주장에 문제 제기한 사람 : 밀턴 프리드먼
- 인플레이션 상승이 단기적 실업 감소 수반할 수 있으나 일시적 효과일 것
-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이다
② 석유 가격에 다수 충격 발생
③ 느슨한 재정정책 : 베트남 전쟁, 사회프로그램 등
④ 임금-가격 통제 정책 : 닉슨 대통령 기업 가격 인상 금치 → 실패한 정책


"물가란 경제의 자동온도조절 장치 같은 것입니다. 물가라는 메카니즘에 의해 경제가 작동하는 것이니까요.
따라서 임금 및 물가에 통제를 가한다는 것은 경제 전반적으로 물자의 부족은 물론 온갖 종류의 다른 문제들도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게 됨을 의미합니다. 게다가 이런 통제는 밀턴 프리드먼이 지적한 대로 아궁이가 너무 뜨거워졌다고 온도조절기를 부숴버리는 것이나 다름 없는 일이었습니다" (-page 67쪽 중)

이 부분을 읽고 최근에 집값 잡겠다고 시도때도 없이 정책을 남발하며 오히려 비정상 수준으로 집값을 끌어올려놓은 문재인정부가 떠올랐다.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땜질하듯 추가 정책들을 쏟아내며 시장에 혼란을 가중하고 서민경제를 패닉으로 몰아넣는 무능하고 무지한 담당자들.


1979~1987년 의장을 지낸 폴볼커는 과감한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급락시켰으나 경제 자체도 위축되며, 실업률도 급등했다. 그 후 2006년까지 의장을 지낸 앨런 그린스펀은 "대완화기"라고 불리는 고도의 경제안정을 성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런 대완화기를 거치며 실물경제나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높아진 것으로 착각한 것이 금융위기를 불러온 것은 아니었을까.

버냉키는 금융위기 규모는 2000년대 초 닷컴버블 시 주식시장 붕괴와 규모면에서는 비슷했다고 설명한다. 닷컴버블 때 침체가 오래가지 않았기 때문에 금방 극복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금융위기는 훨씬 더 큰 충력을 가지고 왔는데 그 이유를 기폭제와 취약성으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금융위기 원인]
● 기폭제 : 주택가격하락, 주택담보대출의 손실
● 취약성
① 민간부문 - 많은 차입자 과도한 부채, 대부자 과도한 레버리지 사용
- 금융거래 복잡 : 금융기관 리스크 감시, 측정, 관리능력 없음
- 금융회사 단기 자금에 과하게 의존 : 자금인출사태에 취약
- 이색적 금융수단, 복잡한 파생상품 : AIG 신용부도스왑(CDS)
② 공공부문 - 1930년대 만들어진 금융규제구조 사용 : 변화된 금융시스템을 따라가지 못함
- 연준의 실수 : 은행의 리스크 측정이라는 이슈에 대해 강력히 밀고 나가지 않음
- 규제시스템의 조직화 방식 : 개별기구는 각기 특정유형의 기업에 대해서만 책임지고 감독했으나
문제는 복합적이었음
- 패니메이, 프레디맥의 자기자본 부족

[서브프라임 주택담보대출의 유동화] (page 127쪽 중)

비우량주택담보대출 → 금융회사가 주택담보대출 및 다른 자산으로 구성된 증권 발행 → 투자자
(CDO) → 금융회사
↑ AAA등급 부여 ↑(CDS)
신용평가회사 신용보험업자


"진정한 문제는, 서로 다른 증권과 서로 다른 장소에 손실이 분리 분산되어 있었다는데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손실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분포하고 있으며 누가 손실을 보게 될 것인지에 대해
무도 도무지 알아낼 도리가 없었지요. 금융시장에 엄청난 불확실성이 생겨났던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습니다" (-page 130쪽 중)


금융위기를 겪으며 FED는 최종대부자로서의 주요기관 및 시장안정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 단기 유동성을 제공하고
규제의 변화를 통해 전체시스템을 감시하는 법(도트-프랭크법)을 만드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회복 속도는 느린 편이다.
그리고 통화정책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당시 AIG 를 구제한 것에 대해 비판이 많은 것에 대해 구제하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으나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지금은 더 높은 수준의 감독규제를 제정하고, 볼커룰(은행 계열사들이 자기자본으로 위험자산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함)을 만들고, 정기적인 스트레스 테스트(위기 상황 분석) 실시 및 안전하게 파산할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해놓았기 때문에 대기업이라서 지원을 통해 구제하는 불공정한 선택은 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 대마불사 (too big to fail) : 쫓기는 대마가 위태롭게 보여도 필경 살 길이 생겨 죽지 않는다는 바둑용어
"만일 리스크를 취해서 성공하면 우리가 큰 돈을 벌게 되고,
실패하더라도 정부가 우리를 구제해줄 테니까 손해볼 일은 없는 셈이지요"(-page 155쪽 중)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던 사건이다보니 관련 영화들도 많다.
Big shot, Inside job, 그리고 아직 보지는 못했는데 대마불사 (too big to fail)이란 영화도 있다고 한다.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Inside Job을 보니 금융위기의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들은 제대로 처벌은 커녕
이후 오바마 행정부의 주요 관직에 앉거나 기관에서 엄청난 보수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후속 조치가 버냉키가 장담한 것처럼 이루어지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든다.
물론 금융위기에 대한 많은 연구를 하며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인류는 진화하겠지만,
금융위기로 피해를 입은 회복 불가능한 사람들과 문제를 일으켰으나 오히려 더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과연 정의는 있는지, 불공정과 싸워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 벤 버냉키님께
연준의 역사와 역할에 대해 비교적 쉽고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FED의 조치에 대한 담당자의 직접적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귀한 책이었습니다.
경제 용어나 경제의 기본적인 성격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구요.
미국은 백신 접종을 시작했던데 건강 잘 챙기시고 건강하고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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