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같으면 회사에 도착했어야 하는 시간인데
간만에 내리는 비에 시내에서 속도를 못 내더니
아직도 도로 위다.
지각하면 어쩌지 걱정하며 네비로 예상 소요시간을 들여야봤는데, 다행히 지각은 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제 아침 아이 밥 먹으면서 엄마와 갈등이 있었다.
매일 빨리 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엄마는 먹는 걸 인생의 최우선으로 삼고 사는 사람이다.
밥을 먹어야 된다, 머에 비타민이 많다, 반찬 새로 만들었다, 등등
맨날 똑같은 반찬이지만 새로 만들어서 애가 잘 먹으면 본인 기분이 좋고 아니면 어떻게든 먹이려한다.
호박나물, 콩나물 무침, 된장찌개, 황태국, 김치, 시금치, 카레, 미역국
나도 눈 뜨자마자 밥 생각이 없는데
애가 일어나길 기다렸다 밥부터 먹일려고 한다.
어제도 밥 생각이 전혀 보이는데
밥부터 차려서는 떠먹여준다고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있는데, 천천히 먹이라고 했다.
배가 고프면 알아서 먹지 머가 그렇게 급해서 휴일 아침에 애한테 빨리빨리를 달고 있는지.
그랬더니 입에 없자나 신경질 내고는 집을 나가 버렸다.
그 순간 참고 있던 게 나도 터질 것 같았다.
어떻게 저렇게 자기 감정을 주체를 못하고 어른 같지 못한지
자기 기분에 따라 애가 물어도 대답도 안하고 방문 닫고 들어가 버리는 일들까지 떠오르며 내 자식을 나처럼 키우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 하루였다.
남한테 맡기는 거 보다 낫겠지란 생각으로 버텼지만, 이제는 정말 안되겠다.
배부른 불평일 수도 있지만,
감정 기복이 심한 양육자 밑에서 자라본 내 모습을 돌아봤을 때, 사람들 눈치 보고 상대방 감정이 어떤지에 휘둘리는게 싫다. 내 아이는 그렇게 크게 하고 싶지 않다.
비 오는 덕에 늘어난 출근 시간에
하고 싶은 많은 말들을 다 풀 수는 없지만
좀 정리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