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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책리뷰_자서전5] 쓸 만한 인간_박정민 지음

swmom 2021. 12. 20. 00:24

이 책을 어떤 분류로 해야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에세이, 수필(?) 형식의 글인데 그냥 자서전으로 분류했다.

에세이와 수필과 자서전의 차이를 논하시오라는 시험 문제를 푸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생각과 현재의 모습을 기록한 책이니

책 분류 is 뭔들 (누가 보면 참 할 일 없는 사람처럼 보이겠다. 별걸로 다 고민이라며 혀를 찰지도.)

 

이 책은 2016년 출간한 책을 2019년에 개정하여 출간한 것이다.

쓸 만한 인간이라는 제목을 보고,

쓰임이 있는 인간이란 뜻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부분을 보니 글을 쓸만한 인간이란 뜻도 되나보다.

(사실 그 뜻이 더 큰 것 같지만, 책 전체적으로 내게 다가온 느낌은 전자의 느낌이 강했다.)

책 제목의 참뜻 is 뭔들

 

그것만이 내세상, 동주, 변산, 지옥, 기적, 사냥의 시간 등

정말 부지런히 다작하는 배우임에도 최근까지 그가 나오는 작품을 본 것은

지난달 나온 지옥이 처음이었다.

그간 예능을 통해 참 매력적인 배우라는 건 알았지만,

지옥을 보는 내내 내 눈과 마음을 사로잡은 온리원 배우였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기회가 되면 봐야지 하던 차에

서점에서 우연히 그의 에세이를 보았다.

(책 표지에 그의 얼굴이 없었다면 펼쳐보지 않았을 것 같다...)

책 표지 is not 뭔들

 

"그럴 듯한 문장과 서사는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그래도 읽어보시겠다면,

 

그저,

 

무심결에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작가의 말 중)

 

 

아, 이 솔직한 고백에 책을 사들고 서점을 나왔다.

그리고 (금사빠) 나는 그에게 (아니 그의 글에 아니 그의 삶에 아니 그의 모든 것에) 빠져들었다.

참 재미있고 위트있는 사람이다.

성실히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다.

연예인이라 뭔가 다른 세계의 사람이 아니라 집 앞에 나가면 만날 것 같은

슬퍼하고 아파하고 고민하고 방황하는 나랑 똑같은 사람이다.

그리고 꾸준히 발전하고 성장하는 사람이다.

그리하여 지금의 멋진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가 되었구나 싶었다.

책 곳곳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잘 될거다" 라는 문장이 마법처럼 이루어진 느낌이다.

아니지, 마법이라고 하면 그의 성실한 노력의 시간이 부각되지 않는다.

아니지, 그가 마법사였다고 하자 -ㅅ- (먼 헛소리인지)

박정민 is 뭔들

 

 

"요지는 책을 읽자는 거다. (중략) 책을 통해서라면 아버지를 이해할 수도 있고, 좌절한 자를 사랑할 수도 있고, 형사가 되어 범인을 쫓을 수도 있고, 헤어진 연인과의 기적 같은 재회도 가능하다." (-p59쪽 중)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 사람 중 가장 구체적이다. 그리고 배우답게,

아버지와 갈등 중인, 좌절한 자를 사랑하는, 범인을 쫓는 형사를, 헤어진 연인과 기적같은 재회를 하고 감격해하는

연기를 하고 있는 그가 눈앞에 그려진다.

진실된 마음이 내 마음에 와서 닿는다.

(이쯤되면 거의 상사병 직전)

박정민 is 뭔들2

 

 

"그렇게 길게, 성실히, 충실히, 절실히 노력하길 바란다. 조급한 건 당연한 거니 자책치 마시고 내일 아침엔 조금 더 전투적으로 일어나시라." (-p74쪽 중)

 

비슷한 나이 대의 배우가 말한다.

조급한 건 당연하니 자책하지 말고 길게, 성실히, 충실히, 절실히 노력하자고.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를 스스로 보여준다.

연.기.천.재. 박.정.민. (그가 아이돌이라면 노래 인트로에 팬들이 이렇게 목청껏 외칠 것이다.)

박정민 is 뭔들3

 

 

이 책을 읽고 "그것만이 내 세상", "변산", "타짜-원아이즈잭"을 봤다. 

그리고 길게 성실히 출실히 절실히 살아온 배우님 덕분에 아직도 보지 않은 그의 작품이 많다. 

그리고 궁금하다.

그가 보여줄 또다른 인물들이.

그가 연기한 수많은 다른 캐릭터들처럼

그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고,나를 웃겼다가 울렸다가 추억에 잠기게 했다가 상상하게 했다가 그랬다.(이쯤되면) 뭔들 is 뭔들

 

"모든 것은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다. 그 사실만 알고 있어도, 우리는 쉽게 감동할 수 있을 것이다." (-p286쪽 중)

 

기운빠지고 누군가의 위로와 격려가 받고싶을 땐

이 책을 펼칠 것 같다.

그럼 배우 박정민이 진심을 다해 마술을 건다.

"잘될거다 결국엔 다 잘될거다"

 

 

# 박정민 작가님께

작가님 안녕하세요 저는 작가님의 글에 반해버린 독자입니다.

그리고 작가님의 연기에 또한번 반해버린 팬입니다.

서장훈급 짜증연기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랩도, 피아노도, 포커도 잘하는 다재다능하신 배우님을 만날 수 있도록

작가님의 배우생활을 궁금하게 만들어 준 책이었습니다.

저도 혼자 여행을 좋아하고 많이 다녔었는데,

여행지에서 작가님을 (그냥 일반인으로) 만났다면 참 잘 통하고 인연이 계속 이어지게 친해졌을것같다는 상상을 했습니다. (그러기엔 너무 유명해지셨고 너무 바빠서 이제 그런 여행은 잘 못가실테고 코로나로 가고 싶어도 못가실테고...)

같이 여행하는 기분으로, 같이 작품 고르는 기분으로, 그리고 같이 성장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웃으며 울며 감동받으며 읽었는데,

당분간 쓸 만한 인간이 되지 못할 것 같다는 고백에

마치 서로 열렬히 좋아하는 사이인 줄 알았는데 이제 그만 만나자는 나쁜 남자의 고백을 들은 것처럼 슬펐습니다.

언젠가. 다시 배우님의 길게, 성실히, 충실히, 절실히 노력한 지금의 시간도 책으로 내주시길, 소망해봅니다.

좋은 책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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