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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세 권의 독서노트

swmom 2020. 8. 14. 23:55

 
안녕하세요 에세이스트 하루인입니다 : )

전 기억력이 좋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시험 공부할 때 교과서의
몇 페이지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외우고, 지문 하나하나 기억하지 않으면 불안해했었었는데,
그때 제 뇌 용량을 다 쓴 것 같다고 생각할 정도로
이젠 어떤 책을 읽어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백지처럼 될 때가 있어요

주로 책을 사서 읽으니 책 여백에 책 읽으면서 드는 생각을 적기도 하고, 형광펜이나 펜으로 줄도 그으며 책을 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노트를 쓴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필사를 하면 단순히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생각을 제 손을 통해 제 몸 속으로 이식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아바타의 한 장면처럼요 ㅎ
기억하고 싶은 문장, 숨이 막힐 정도로 반해버린 글, 깨우침을 준 부분 등 무조건 써 내려갑니다. 그 아름다운 문장과 생각과 가르침이 제 몸에 흡수될 바라면서요.

둘째, 책 내용을 요약하며 정리하다보면 전체를 볼 수 있는 눈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책 읽는 동안은 재미있게 잘 읽었는데 책을 덮고 그래서 이 책이 말하려고 한 내용이 머지 좀처럼 정리가 되지 않을 때 노트에 정리한 내용을 통해 큰 나무를 볼 수가 있습니다.

셋째, 책을 다시 펼치지 않아도 그 책에서 얻은
아이디어나 내용을 노트를 펼쳐 쉽게 발췌할 수 있습니다. 여러 책 속에서 비슷한 공통점을 찾아 낼 때도, 다시 책 여러 권를 펼치지 않아도 되고 독서노트만 펼처보면 그동안의 메모나 필사를 통해 원하는 내용을 찾을 수 있습니다

넷째, 글씨를 쓰고 싶어서입니다. 성인이 되고 회사에 다니며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시간이 길다보느 하루에 펜을 한 번도 안 들 때가 많았습니다 . 가끔 펜을 쥐고 손글씨를 쓰면 내 글씨가 이랬었나 어색합니다. 손도 어색해합니다. 자꾸 펜을 쥐어 손에게 너 글씨 쓸 수 있는 능력도 있어 라고 알려주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쓰기 시작한 독서노트가 벌써 세 권이 되었습니다. 노트가 쌓여간다는 건 내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 같아 뭉클하기도 하기도 하네요

다음 노트로 멀 할까 하는 행복한 고민에 잠깐 빠졌습니다. 그리고 전시회에 가서 사왔던 미키 노트로 정했습니다. 노트가 펼치고 싶어 다음 책이 얼른 읽고 싶은 밤입니다. 모두 평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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