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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_소설24] 착한 여자1_공지영 지음

swmom 2022. 1. 5. 14:01

 

사랑하는 사이에서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늘 약자라는 건 진리다.

불공평해도 그렇게 불공평할 수가 없다.

더 진심이고, 진실된 사랑을 하는 사람이 더 크게 상처 받는다.

 

정인이 과연 착한여자일까

미련하고 멍청하고 바보같아서, 

그렇지만 안쓰럽고 안타까워 같이 울어주는 것 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가슴 한켠이 이렇게 시리게 아픈건,

정인이에게 이입되서였을까. 20대의 내가 떠올라서였을까.

 

나쁜 남자로는 다 표현되지 않는 dog쓰뤠기 현준이 얼른 벌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옥에 들어가서도 전혀 변하지 않을게 눈에 선했다.

개과천선한다는 표현은 정말 아주 극소수의 사람에게만 해당된다.

가장 소중한 자기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지 않는 현준에게 화가 났다.

 

민호를 낳고 정인을 대하는 태도를 보니,

선우를 낳고 휴직하며 집에 있을 때의 내 모습이 떠올라서 더 마음이 아팠다.

하루종일 말도 안 통하는 (너무 사랑스러운) 인형 같은 존재와 집 안에만 있는 그 생활은

감옥 같았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온 아이 아빠라는 사람은 말이 없었다.

덜컥 휴직하고 아이를 본다고 한 내 스스로가 한심하고 멍청하게 느껴져서,

친정이 가까운 곳에 있지 않은 내 상황이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던 때가 있었다.

 

자기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현준이 화를 낼지 말지에 신경이 곤두 서 있는 정인이

착한지 안 착한지는 중요하지 않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정인의 세상에 행복한 순간이 하나도 없는건 너무하다.

이 책 어디에도 정인이 행복해보이지 않다.

 

2권이 있는지 몰랐는데,

1권이 끝나버렸다.

궁금해미치겠다.

읽는 내내 눈물이 나고 마음이 아파서 힘들었는데 이상하다.

 

"마음의 평화를 얻은 후, 자명이 얻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세상의 사물이 사물 그대로 보인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오직 자신을 바라보던 타인의 시선만이 보였다면 이제 자명에게는 사람이 보이는 것이다. 산이 산으로 보이고 물이 물로 보이는 진정한 그 경지에 도달하려면 얼마나 더 많은 시련이 필요할지 그도 알 수 없었지만 이제 타인은 타인으로 보인다. 그가 마주 보는 사람의 코가 있는지 없는지, 옷을 입었는지 아닌지 이제야 그는 보이게 된 것이다." (-P183쪽 중)

 

"고통이라는 건 말야...... 고통의 본질이라는 것은..... 그러니까 그것이 끝나지 않을 거라는 공포에서 오는 거야. 하지만 이것도 끝나..... 끝난다는 거....." (-P308쪽 중)

 

 

# 공지영 작가님께

안녕하세요 작가님. 작가님 책을 읽을때마다 감정이입이 되어 많이 아프고 눈물 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이 나오고 20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 세상은 참 살기 편해지고 발전했다고 하는데

본질적인 문제들은 제자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처받지 말아라, 너무 크게 상처받지 말아라라는 말이 주는 무게 때문인지

너무 힘들게만 사는 정인이 안타까워 눈물이 멈추지가 않았어요.

아직 2권을 읽기 전인데, 서른 살의 정인이 삶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내내 했어요.

20대의 버겁던 삶도 지나보면 조금 무뎌지고 둥글어진다고,,

온 힘을 다해 응원하며 읽었습니다. 

착한 여자, 착한 사람이 행복하고 복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책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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